1. 중국이 장악한 반도체·희토류 공급망 – 글로벌 기술 산업의 약점
반도체와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현대 기술 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다. 인공지능(AI), 5G 네트워크, 전기차, 스마트폰, 방위 산업 등 거의 모든 첨단 기술의 핵심 부품에 반도체가 사용되며, 이러한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소재가 바로 희토류다.
특히, 희토류는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등 17개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반도체 제조, 전기차 모터, 배터리, 레이저, 초강력 자석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이러한 희토류 공급망이 특정 국가, 특히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이상, 정제 공정의 90% 이상을 중국이 독점하고 있어, 반도체와 전기차 등 글로벌 산업이 중국의 희토류 공급 정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반도체 산업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생산에는 갈륨(Ga), 게르마늄(Ge), 인듐(In)과 같은 희귀 광물이 필요하며, 이들 역시 중국이 주요 생산국이다. 2023년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규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중국이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을 지배하는 현상은 글로벌 기술 산업의 심각한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 희토류 수출 규제 – 중국의 경제 무기화 전략
중국은 희토류를 단순한 천연자원이 아니라,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이다. 당시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면서, 일본의 첨단 기술 기업들이 심각한 원자재 부족 사태를 겪게 만들었다. 결국 일본은 중국과의 외교적 협상을 통해 희토류 공급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도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미국과 유럽의 첨단 산업을 압박하고 있다.
- 2023년 7월, 중국은 갈륨(Ga)과 게르마늄(Ge) 수출을 제한하면서, 미국과 유럽 반도체 기업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 희토류 가격 폭등: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희토류 가격은 급등하며 전 세계 반도체 및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생산 비용을 증가시켰다.
- 중국 내부에서도 공급망 조정: 중국 정부는 국내 기업들에게 우선적으로 희토류를 공급하고, 해외 기업들의 의존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러한 공급망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희토류는 정제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3. 반도체·희토류 공급망 위기 – 글로벌 기술 산업의 대응 전략
중국이 희토류 및 반도체 원자재 공급망을 무기화하자, 글로벌 기술 강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①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 미국과 유럽연합(EU):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호주, 캐나다,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 새로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 일본: 일본은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이후, 베트남과 협력하여 희토류 채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 한국: 한국도 희토류 확보를 위해 몽골,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② 희토류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
- 희토류는 자연에서 채굴하는 것보다 기존 전자제품에서 추출하여 재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일본과 유럽 일부 기업들은 사용된 배터리, 전기차 모터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③ 반도체 원자재 대체 기술 개발
- 반도체 업계는 갈륨과 게르마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 미국과 유럽에서는 희토류 없이도 강력한 자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합금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탄소 기반 반도체 기술도 논의되고 있다.
④ 희토류·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한 정부 정책
- 미국: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희토류 및 반도체 원자재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 유럽연합(EU): ‘EU 중요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통해 희토류 채굴과 정제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 한국과 일본도 정부 주도로 희토류 채굴 및 대체 기술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이 독점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글로벌 산업의 필사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4. 지속 가능한 반도체·희토류 공급망 구축 – 미래 전략은?
중국이 지배하는 반도체·희토류 공급망의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① 희토류 대체 소재 연구
- 희토류의 특성을 가진 대체 신소재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 미국과 일본은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도 반도체와 배터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신소재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② 공급망 분산 및 지역화 전략
- 글로벌 기업들은 희토류 채굴과 정제 시설을 분산하여,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생산 구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
- 미국과 유럽은 희토류 정제 공정을 자체적으로 구축하여, 중국의 희토류 가공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③ 국제 협력 강화
- 희토류 및 반도체 공급망 문제는 개별 국가가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 미국, 일본, 한국, EU 등이 협력하여 공동 희토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앞으로 희토류와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것이 글로벌 기술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며, 이를 해결하는 기업과 국가가 미래 산업을 주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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