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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및 경제/광물과 기술산업

세계는 지금 희귀 광물 전쟁 중 –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원자재는?

1. 희귀 광물의 전략적 가치 – 미래 산업의 ‘산소’

21세기 글로벌 기술 산업은 희귀 광물(rare minerals)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반도체, 전기차, 스마트폰, 신재생 에너지, 방위 산업 등 첨단 기술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원자재가 바로 희귀 광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튬(Li), 코발트(Co), 니켈(Ni),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등의 희귀 광물은 미래 산업의 필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희귀 광물은 단순한 천연자원이 아니라, 산업 전반을 움직이는 ‘산소’와 같은 존재다. 리튬과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 필수적이며, 희토류는 반도체, 레이저, 초강력 자석, 군사 장비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핵심 원자재들은 지구상에서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산되며, 채굴과 정제 기술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공급망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콩고민주공화국(DRC), 칠레, 호주 등의 몇몇 국가가 희귀 광물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심각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러한 희귀 광물의 독점 구조는 세계 경제 및 기술 패권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희귀 광물을 둘러싼 전쟁이 이미 시작되었다.

세계는 지금 희귀 광물 전쟁 중 –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원자재는?


2. 미·중 기술 패권 경쟁 – 희귀 광물을 둘러싼 충돌

희귀 광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정제 기술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갈륨(Ga), 인듐(In) 등은 반도체, 배터리, 군사 장비 등에 필수적이며, 전 세계 공급망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러한 희귀 광물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중국 정부는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 일본의 첨단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힌 바 있다.

 

최근에도 중국은 미국과 유럽을 견제하기 위해 갈륨과 게르마늄(Ge)의 수출을 제한하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희귀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자국 내 채굴 및 정제 기술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희귀 광물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며, 호주, 캐나다, 칠레 등과 협력하여 희토류 및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EU 중요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통해 희귀 광물의 채굴과 정제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및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희귀 광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다.


3. 희귀 광물 부족의 영향 – 반도체·배터리 산업의 위기

희귀 광물 부족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① 반도체 산업
반도체 제조에는 실리콘(Si)뿐만 아니라, 갈륨(Ga), 인듐(In), 탄탈럼(Ta) 등의 희귀 원소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희귀 광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23년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기업들이 심각한 공급망 위기를 맞이했다.

 

②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희귀 광물을 기반으로 제조된다. 그러나 리튬의 주요 생산국인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채굴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생산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주요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이 정치적 불안정성을 겪고 있으며, 중국이 광산 운영권을 독점하고 있어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희귀 광물 공급 불안정은 반도체와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대체 원자재 개발과 리사이클링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4. 희귀 광물 전쟁의 해법 –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

희귀 광물 공급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①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
기존에 사용된 전자제품과 배터리에서 희귀 광물을 추출하여 재사용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일부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공정을 상용화하며, 새로운 공급원을 확보하고 있다.

 

② 대체 소재 개발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들은 희귀 광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합금 및 대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코발트 프리 배터리(LFP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 반도체 업계는 희토류 없이도 작동 가능한 신소재 반도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③ 공급망 다변화 전략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호주, 캐나다, 칠레,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공급처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희귀 광물 정제 시설을 구축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희귀 광물은 글로벌 기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앞으로도 희귀 광물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과 기술 혁신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며, 기업들은 리사이클링 기술 및 대체 원료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희귀 광물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곧 미래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는 길이 될 것이다.